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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 일본등산애호가협회 (전임회장 라성권, 차기회장 리비봉)
글 / 리정희
편집 / 배상봉

부제목: 일본등산애호가협회 송년회·회장 이·취임식도 함께 열려

일본등산애호가협회 회장 라성권(1977년생·중국흑룡강성녕안시 출신) 씨가 지난 12월 6일, 군마현 아카기산(赤城山·해발 1,828m) 정상에 올라 일본 100명산 완등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아카기산 정상에서 완등을 기념하는 라성권 씨와 협회 회원들

초겨울의 찬바람과 며칠 전 내린 첫눈의 흔적이 남아 있던 아카기산 정상. 푸른 하늘 아래 라성권 씨는 아내와 일본등산애호가협회 회원들과 함께 완등을 공식 기념하며, 9년에 걸친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 조선족, 100명산 완등 번째 기록

라성권 씨는 일본에 거주하는 조선족 가운데 세 번째로 일본 100명산 완등 기록을 세웠다. 앞서 일본 100명산과 해발 3,000m 이상 고산을 단 2년 반 만에 완등하고, 2011년 5월 20일에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 오른 전설적 산악인 기모토 마사히토(木元 正均) 씨와, 2023년 10월 같은 기록을 달성한 김광흔 씨가 있다.

일본조선족 100명산 완등자 김광흔 씨(왼쪽)와 라성권 씨

‘일본 100명산’은 1964년 산악 문인 후카다 규야(深田久弥)가 산의 품격, 역사성, 개성을 기준으로 선정한 일본을 대표하는 100개의 명산으로, 이를 모두 오르는 것은 일본 산악계에서도 상징적인 도전으로 평가된다.

아들과의 약속에서 시작된 도전

라 씨의 도전은 2016년, 당시 여섯 살이던 큰아들과 함께 후지산에 오르겠다는 소박한 약속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가족 산행이었지만, 어느 순간 제가 먼저 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회상했다.

2016년 11월, 도쿄 인근 대보살령(大菩薩嶺)에서 아들과 함께한 산행

산행은 이후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목표로 확장됐다. 그는 홋카이도에서 규슈 가고시마현 야쿠시마까지 일본 열도를 종단하며, 100개의 명산을 하나하나 완주해 나갔다.

일본 각지 명산에서 이어진 라성권 씨의 산행 기록
最難関 幌尻岳
스릴 만점의 妙義山

새벽 산행과 강행군, 시련 속에서도 계속된 도전

도쿄를 거점으로 한 라성권 씨의 산행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회사 일을 마친 뒤 밤늦게 출발해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산행을 시작하거나, 이틀 동안 일본 100명산 세 곳을 연속 등정하는 강행군을 감행하기도 했다.

악천후 속에서도 정상으로 향하는 라성권 씨

안개와 빗바람 속에서 추위와 허기를 견뎌야 했고, 폭우와 빙판길은 그의 체력과 인내심을 끊임없이 시험했다. 한 차례 설산 산행 중에는 동행한 친구가 하산 도중 부상을 입어 구조대를 부르는 긴박한 상황도 벌어졌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걸음씩 정상을 향해 나아간 그의 모습은, 동행한 팀원들을 향한 배려와 책임감과 함께 깊은 신뢰를 남겼다.

송년회와 회장 바통 터치로 마무리된

같은 날 저녁, 산행의 여운은 도쿄 시내 양탄장에서 열린 일본등산애호가협회 송년회로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전일본조선족연합회 장경호 부회장과 류림 사무국장을 비롯해 협회 회원 등 약 40여 명이 참석했다.

전일본조선족연합회 장경호 부회장(왼쪽 두번째), 일본등산애호가협회 김광흔 씨, 라성권 씨, 김동진 씨
라성권 씨와 축하 파티에 함께해 준 녕안조선족중학교 동창들 (참치 한 마리를 통째로 협찬한 고향 친구 김룡희(株)LGY商社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행사는 라성권 씨의 일본 100명산 완등을 축하하는 영상 상영으로 시작됐으며, 이어 회장 이·취임식이 진행됐다. 10여 년간 비공식적인 산행 모임으로 활동해 온 등산애호가들은 2019년 6월에 일본등산애호가협회를 정식 출범시켰다. 협회는 초대 공동회장으로 김동진·김광흔 씨를, 제2기 회장으로 라성권 씨를 거쳐, 이번 행사에서 제3기 회장으로 리비봉 씨를 선출했다.

일본등산애호가협회 송년회 단체사진
100명산 완등자와 다음 도전자

참석자들은 한 해 동안의 산행 성과를 공유하고, 노래와 춤, 빙고게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친목을 다지며 협회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도전은 계속된다

라성권 씨는 “100명산 완등의 가장 큰 원동력은 늘 함께해 준 등산팀원들과 가족의 응원이었다”며 “산행은 기록이 아니라 삶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연과 함께하는 산행을 이어가는 한편, 현재까지 약 30회 완주한 풀마라톤을 100회 완주로 늘리고, 드라이애슬론에도 새롭게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내와 함께 100명산 완등의 기쁨을 나누는 라성권 씨
완등을 기념해 회원들이 남긴 사인 현수막

라성권 씨의 9년에 걸친 여정은 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일본등산애호가협회의 역사로 기록됐다. 동시에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는 해외 조선족 산악인들의 끈기와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사례로 오래 기억될 전망이다.

글 | 이정희
사진 | 일본등산애호가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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